36승 vs 34승 이창호 이세돌 상대전적 명승부에서 살아남은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 ‘라이벌’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바둑 역사에서도 그런 존재들이 있다. 바로 이창호와 이세돌. 한 사람은 돌부처라 불릴 만큼 흔들림 없는 냉정한 완벽주의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바둑판 위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공격성과 창의성의 상징이었다. 이 두 기사가 70번이나 맞붙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단 2승 차이라는 초접전의 전적 속에서 우리는 숫자 이상의 깊은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이창호 이세돌

 

공식 전적 속의 진실, 이창호 vs 이세돌

70번의 공식 대국에서 이창호는 36승, 이세돌은 34승을 기록했다. 무승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승부는 매번 결과가 명확했고, 치열했다. 수치상으로는 이창호가 근소하게 앞서지만, 경기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의 긴장감과 극적인 반전이 있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자극하는 존재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구분이창호이세돌
총 승수36승34승
무승부없음없음
총 대국 수70국70국

 

 

이창호의 승리, 냉정과 완벽함의 결과

 

이세돌

 

이창호의 전성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 특히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그는 이세돌을 상대로 7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철옹성 같은 수읽기 실력을 입증했다. 계산력과 안정적인 운영 능력은 그의 최대 무기였고, 바둑판 위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가져가는 능력은 여전히 회자된다. 심지어 2017년 특별대국에서도 이세돌을 꺾으며,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도 노장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창호의 기풍은 초반 우위를 끝까지 지켜내는 전형적인 전략형 바둑이었다. 마치 한번 잡은 실타래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풀어내는 장인의 손길 같았다고 할까. 그의 돌 하나하나에는 치밀한 계산과 냉정한 판단이 담겨 있었다.

 

 

 

이세돌의 반격, 공격과 창의성으로 맞선 바둑의 혁명가

이세돌은 정반대의 스타일로 이창호에게 맞섰다. 그는 초반부터 날카로운 수로 상대를 흔들고, 전투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전형적인 공격형 바둑의 대가였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는 오히려 4연승을 거두며 이창호의 아성을 흔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로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016년, 그는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에게 유일한 1승을 거두며 전 세계 바둑 팬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안겼다. 바둑이라는 지적 스포츠가 인간과 AI의 경계를 시험하는 무대가 된 역사적인 순간, 그 중심에 이세돌이 있었다.

 

 

전설로 남은 주요 대국, 명승부를 다시 보다

두 기사의 대결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명경기가 있다. 특히 2001년 LG배 결승은 바둑 역사에 남을 역전극이었다. 당시 이세돌이 먼저 두 판을 이겼지만, 이창호는 내리 세 판을 승리하며 3:2로 우승을 가져갔다. 이 장면은 단순한 승부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며, 이후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에 불을 붙였다.

날짜대회명결과
2018.01.23맥심커피배 32강이세돌 승
2017.05.17유안타증권배 특별대국이창호 승
2016.07.08바둑리그 6라운드이세돌 승
2015.09.17바둑리그 16라운드이창호 승
2001 LG배 결승5번기이창호 3:2 승

 

 

무승부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로운 사실은 70번의 대국 중 단 한 번도 무승부가 없었다는 점이다. 바둑은 원칙적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다. 간혹 사석 수가 같거나 양측의 실수로 인해 무승부가 나오기도 하지만, 정상급 기사들 간의 대국에서는 그 가능성이 극히 낮다. 이창호와 이세돌은 모두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었기에 매번 승부가 명확했다. 다만, 이세돌은 중국의 구리와는 한 차례 무승부 경기를 기록한 바 있다.

 

 

그들은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었다

이창호와 이세돌은 서로에게 영원한 벽이자 자극제였다. 한 사람은 안정감과 계산력의 대명사였고, 다른 한 사람은 감각과 창의성의 결정체였다. 이들의 라이벌 구도는 바둑계의 흐름을 변화시켰고, 세대교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항목이창호이세돌
스타일두터움, 안정감, 계산력공격성, 창의성, 감각
시대상바둑계의 안정기세대 교체의 중심
상징성돌부처, 천재 수읽기알파고 사냥꾼, 불굴의 기사

이들의 승부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서, 바둑의 본질과 가능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이름, 그러나 그 울림은 계속된다

이세돌은 이미 은퇴한 상태이고, 더 이상의 두 사람의 맞대결은 없다. 그러나 이창호 vs 이세돌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도 바둑 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될 것이다. 그들의 기보는 후학들의 교본이 되고, 경기 하나하나는 명승부로 기억될 것이다. 70번의 공식 대결, 단 2승 차이,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단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두 사람은 함께 한국 바둑의 황금기를 열었고, 바둑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제는 한 시대를 빛낸 전설로 남은 이창호와 이세돌. 그들의 승부는 끝났지만, 그들이 남긴 바둑의 깊이와 아름다움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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